[이~우씨! 토로록] 아직도 복도에서 담배를?

전진혁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9 1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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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는 마음에 있는 것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한다는 뜻 입니다. 아주 지극히 주관적이고 전근대적인 생각들 중 일부를 독자들이 혹시 단 1이라도 공감을 할까 기대하며 적는 글입니다. 실제 보고 듣고 느낀 점 위주로 푸는 사연입니다. ‘칼럼 인 듯 칼럼 아닌 칼럼 같은 글, 푸념, 낙서 등 가볍게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발행인의 주)

한밤중에 목이 말라 부시시한 눈을 비비고 걸어나갔습니다.

큰아이 방에 불이 켜있는 걸 확인하고, 조심스레 노크를 했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책상에 앉아있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 zayyerrn, 출처 Unsplash

 

"아빠, 밖에서 담배 냄새나.."

 

저희 집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현관문을 열면 칼바람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구조..

큰 아이 방은 복도쪽이라 가끔 창문을 열어놓고 공부를 하는데,

제가 맡아봐도 담배냄새가 스물스물 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저는 갑자기 차오르는 분노를 입가에 머금으며,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분명 아랫집 복도에서 담배연기가 났고, 저는 난간에 얼굴을 디밀고 아래를 쳐다봤습니다.

희뿌연 연기가 보입니다. 

흡연경력 31년차인 제가 봐도 분명 담배연기입니다. 절대 입김이 아닙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잡히면 진짜 오늘 가만 안두겠다고.. 다짐을 하며...

헌데 계단을 내려가면 자동으로 전등이 켜지지 않습니까..

바로 그순간 '디디디디디 띠리링'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려가보니 아무도 없습니다.

집 안으로 도망간 것이겠죠...

 

어느 집인지 뻔히 아는데, 벨을 누르고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새벽시간이라.. 한가닥의 예의가 제 분노를 잠재웠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5분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들릴지 모르는 "아이 삐리리" 를 한마디 하고 다시 올라갔습니다.

 

아파트는 전용부분과 공용부분이 있습니다.

전용부분은 구분소유가 되어있는 독립적인 공간인 방이나 화장실, 거실 등등..

즉 현관문을 통해서 들어가게 되면 나타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공간..

 

그렇다면 공용부분은 무엇일까요

입주민 전체, 그리고 같은 동 세대원들이 공유하는 부분으로 같이 쓰고 같이 보존하는 공동의 공간입니다. 절대 사적공간이 아닙니다. (민법에 명시되어 있음...)

엘리베이터, 출입문, 복도 등등

 

전용부분인 방이나 화장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그것도 말이

안되는 사항인데,

하물며 공용부분인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다니요.. 말이 됩니까.. 

연기는 위로 올라갑니다..(과학적 원리는 잘 모릅니다..)

 

저희 집이 7층, 그 집이 6층...

새벽에 잠이 안와서 담배를 피운다는건 머 어느정도 인정합니다.

그럼 1층에 내려가 흡연구역에서 피워야지..

귀찮다고 현관문 열고 복도 난간에 기대어 우수에 젖어 담배를 피운다는게 말이 됩니까..

귀찮으면 피우지 말아야죠...

 

저는 애연가입니다.

끊을 생각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30여년동안 제 곁에서 묵묵히 저를 위로해주고, 푸념도 들어주고, 제 고난과 역경, 그리고 기쁨에 함께한 친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친구와 함께 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구름과자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마시고, 혼자 조용히 드세요..."

"한번 더 걸리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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